노후 대비 마음가짐에 대해서

많은 사람들이 퇴직 후에는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받듯 여행도 다니고, 여유롭게 쉬며 살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.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. 한국 50대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약 5억 3,400만 원이지만, 그중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어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3,900만 원에 불과하다. 이 돈으로 30~40년을 살아가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.

이런 불안 속에서 단기간에 돈을 불리려는 욕심이 커지고, 주식·부동산·가상자산 투자에 무리하게 뛰어들다가 사기나 실패를 겪는 일이 빈번해진다. 하지만 정작 퇴직 후 더 큰 문제는 ‘돈’이 아니라 ‘시간’이다. 하루 종일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되면 금전적인 문제보다 더 큰 불안이 밀려온다.

퇴직 후 ‘12만 시간’,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?

퇴직 후 평균 수명을 고려했을 때, 우리는 약 30년 이상을 더 살아가게 된다. 이를 시간으로 계산하면 무려 12만 시간이다.

현역 시절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늘 바쁘게 움직이지만, 퇴직 후에는 시간이 넘쳐난다. 하루 24시간 중 밥 먹고, 자고, 씻고 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최소 11시간의 여유 시간이 생긴다. 연간으로 따지면 12,465시간, 30년이면 37만 4천 시간이다.

이 어마어마한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면 외로움과 무료함에 시달리게 된다. 그래서 퇴직 후 가장 중요한 것은 "어떻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것인가?"이다.

노후 준비, 돈보다 중요한 것은 ‘평생 현역’

선진국에서는 퇴직 후 삶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.

• 충분한 노후 자금을 갖춘 사람
• 그렇지 않은 사람

현실적으로 한국에서는 70~80%가 후자에 속한다. 국민연금이 있다고 하지만, 65세 이상 노인의 49%만이 수령하고 있으며, 그중 77%는 월 60만 원 미만을 받는다. 즉, 국민연금만으로는 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.

이 때문에 단순히 돈을 모으는 것만이 아니라 ‘어떻게 경제적으로, 심리적으로 독립된 삶을 유지할 것인가’를 고민해야 한다. 노후를 대비하는 방법으로 ‘재테크’를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지만, 현실적으로 10억 이상의 자산을 모을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일부다.

대신, 노후를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‘평생 현역’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이다.

퇴직 후에도 일하는 것이 답이다

퇴직 후에도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. 일본에서는 이미 많은 노년층이 다양한 직업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. 대표적인 직업으로는 다음과 같다.

• 아파트 관리인 – 일본에서는 경쟁률이 50:1에 달할 정도로 인기 있는 직업이다.
• 방문 간병 서비스 – 혼자 사는 노인들의 건강을 체크해 주고, 가벼운 돌봄을 제공하는 일이다.
• 택시 운전 – 한국에서도 임원 출신들이 퇴직 후 개인택시 면허를 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.
• 주간 노인 보호센터 직원 – 젊은 노인이 더 나이 든 노인을 돌보는 개념이다.

이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며, 체면보다는 현실적인 삶을 선택하고 있다.

한국도 변화하고 있다: 퇴직 후 새로운 길 찾기

과거에는 체면 때문에 퇴직 후 일하는 것이 어려웠지만, 최근에는 이러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.

• 기업 임원 출신이 택시 운전사로 새 출발
• 경력을 살려 컨설턴트로 활동
• 정년 후 소자본 창업에 도전
• 취미를 살려 유튜브나 블로그 운영

일본에서는 방문 간병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고, 미국에서는 퇴직 후 창업이 활발하다. 한국도 점점 그런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. 중요한 것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‘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’이다.

노후의 3대 불안: 돈, 건강, 외로움

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를 해결해야 한다.

• 돈 – 재테크도 중요하지만, 지속적으로 소득을 창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.
• 건강 – 100세 시대에는 돈보다 건강이 더 중요하다.
• 외로움 – 사회적 관계가 줄어들면 고립감과 우울감이 커진다.

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, ‘퇴직 후에도 사회와 연결된 삶을 유지하는 것’이다.

소일거리는 반드시 돈이 되는 일이 아니어도 괜찮다. 취미 활동, 봉사 활동, 파트타임 일자리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. 중요한 것은 ‘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할 일이 있는가?’이다.

노후 준비의 핵심은 ‘평생 현역’이다

단순히 돈을 모으는 것이 노후 대비의 전부는 아니다. 어떻게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.

• 일을 지속하라 – 경제적 이유뿐만 아니라,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.
• 사회와 연결되어라 – 친구, 가족,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유지해야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다.
• 건강을 관리하라 – 돈이 많아도 건강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.
• 새로운 것을 배워라 –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고,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.

미국에서는 이미 70대, 80대에도 새로운 일을 배우고,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사례가 많다. 일본에서도 퇴직 후 새로운 직업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. 한국도 이제 그런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.

퇴직 후에도 남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,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역할을 찾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노후 대비다.

"노후 준비의 핵심은 재테크가 아니라, 평생 현역으로 살아가는 것이다."